1. 기선겸 – 통제된 삶 속에서 자아 찾기
《런온》은 2020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로, 각기 다른 세계를 살아가던 두 주인공이 서로의 인생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과정을 그립니다. 스포츠와 영화 번역이라는 이색적인 배경을 가진 이 드라마는 캐릭터들의 심리적 성장과 관계 변화를 세밀하게 묘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런온》 주요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심리를 분석하며, 그들이 어떤 심리적 특징을 가지고 성장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기선겸(임시완)은 국가대표 육상 선수로, 어릴 때부터 정해진 길을 걸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는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왔지만, 점차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의 심리적 갈등과 성장 과정이 두드러집니다.
심리적 특징
- 외적으로는 차분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억눌린 감정을 가지고 있음
-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기대를 우선시하는 경향
-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과정
기선겸은 어린 시절부터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으며, 이는 그가 자신의 감정보다 타인의 기대를 우선시하는 성향을 가지게 한 원인이 됩니다. 그는 부모의 기대와 사회적 압박 속에서 살아왔으며, 이는 심리학적으로 외적 통제 소재(External Locus of Control)를 가진 성향과 연결됩니다. 즉, 자신의 삶이 타인의 결정에 의해 좌우된다고 믿으며, 자유로운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미주를 만나면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이는 내적 통제 소재(Internal Locus of Control)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주어진 삶이 아닌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향한 성장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오미주,서단아 – 독립적인 여성, 그리고 감정적 방어/완벽주의와 감정 억제
오미주(신세경)는 영화 번역가로, 자신의 일에 대한 확고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감정적으로 독립적이며,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성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상처받기를 두려워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심리적 특징
- 자기 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인 성향
- 자신을 감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 함
- 내면적으로는 애정과 관심을 갈망하지만 표현하는 데 서툼
오미주는 처음에는 감정적으로 선을 긋는 성향을 보입니다. 이는 심리학적으로 회피형 애착(Avoidant Attachment)과 연관됩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홀로 서야 하는 상황에 익숙했으며,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사랑을 주고받는 것에 대해 거리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차가운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겸과의 관계 속에서 그녀는 점차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타인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해 나갑니다. 이는 그녀가 점차 안정형 애착(Secure Attachment)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사랑과 신뢰 속에서 감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서단아(최수영)는 성공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철저히 통제하는 인물입니다. 기업 후계자로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자신의 능력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며, 이는 그녀의 행동에서 미묘하게 드러납니다.
심리적 특징
- 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하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음
- 자신을 강하게 보이려 하지만, 내면적으로는 인정 욕구가 큼
- 연애에서 서툴고, 감정을 쉽게 신뢰하지 않음
서단아는 심리학적으로 나르시시즘적 성향과 강한 성취 동기를 가진 인물입니다.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타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합니다. 이는 그녀가 자신의 가치를 외부적인 성취로 평가받으려는 성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만나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는 감정적 개방성(Openness to Emotion)이 증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그녀가 점차 인간적인 유대감과 감정의 중요성을 깨닫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이영화 – 자유로운 영혼, 그리고 감정적 안정
이영화(강태오)는 미술 전공자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그대로 드러내며, 관계 속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심리적 특징
- 감정 표현이 자연스럽고, 상대방을 편하게 만들어 줌
- 관계 속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남
-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성향
이영화는 심리학적으로 안정형 애착(Secure Attachment)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사랑과 인간관계에서 불안을 느끼지 않으며,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서단아와 대비되는 요소로 작용하며, 그녀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결론
《런온》의 캐릭터들은 각기 다른 심리적 배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관계 속에서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 기선겸: 외적 통제에서 내적 통제로 변화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 오미주: 회피형 애착에서 안정형 애착으로 변화하며, 감정적 성장을 경험
- 서단아: 감정을 억누르던 완벽주의적 성향에서, 감정적 개방성을 키우는 과정
- 이영화: 안정적인 감정 표현을 통해 다른 캐릭터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
이처럼 《런온》은 다양한 심리적 요소를 가진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를 통해, 인간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